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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도층, 누리는 만큼 의무와 책임 따른다

대한은퇴협 0 265 2016.10.28 15:27

[프라임경제] 모두들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어려울수록 권력자나 많은 사람을 거느리는 위치에 있는 사회지도층들의 솔선수범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정치권이 오히려 국민의 짐이다. 그것도 점점 더 무거워져서, 감당하기 힘들어 버리고만 싶은 짐이다. 국민의 삶은 계속 어려워져 가는데 한 국회의원의 말처럼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공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국민 대부분은 '기득권층이 특혜를 내려놓고,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한다'라고 답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당하게 대접 받기 위해서는 명예만큼 의무를 다 해야 하며 특권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고 사회지도층일수록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프랑스 격언이다. 

중세 말기에 영국과 프랑스는 100년 이상 전쟁을 했다. 영국군이 프랑스 칼레(Calais)항을 포위하고 집중공격한 끝에 시민군을 조직해서 맞서 싸우던 칼레가 결국 항복한다. 영국은 칼레 시민 중 6명을 전체를 대신해서 처형하겠다고 했다.

그때 칼레의 최고 갑부 '유스타슈 생 피에르' 등 고위 관료와 부유층 6명이 시민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자 자원을 한다. 처형을 집행하려는 순간 영국왕 에드워드 3세가 왕비의 간청을 듣고 고심 끝에 이들을 풀어줬고 6명의 지도층은 칼레의 영웅이 됐다. 

단 6명의 지도자가 칼레를 구했듯이 기득권층의 의무를 상징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초기 로마사회에서도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은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여겨지는 전통이 강했으며 특히 귀족 등 고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이 확고했다.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한 귀족들의 희생은 로마 건국 이후 500년간 원로원에서 귀족의 비중이 15분의 1로 급격히 줄어들 정도로 컸다고 한다. 이러한 귀족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에 힘입어 로마는 고대 세계의 맹주로 자리할 수 있었다.

높은 신분, 많은 재산 등 혜택을 누리는 기득권층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다.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의 고위층 자제들이 다니는 '이튼 칼리지' 출신 2000여명이 전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6·25전쟁 때도 미8군 사령관의 아들과 미국 대통령의 아들 등 미군 장성의 아들들이 142명이나 참전했고 사상자가 35명이었으며 중국의 최고 권력자 마우저뚱의 아들도 참전해서 전사했다. 

또한, 부자들의 솔선수범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미국의 빌 게이츠, 위런 버핏, 페이스북의 더스틴과 같은 세계적인 부자들이 막대한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 운동을 시작하자 억만장자 130여명도 동참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도층들이 기본 법질서를 무시해 생기는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국가 안위가 달린 병역 문제만 해도 고위공직자 병역면제는 평균보다 33배나 높다고 한다. 

병역면제를 대물림한 지도층에는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직, 법조인, 대학 총장 등 교육자도 포함돼 있고 입대하지 않으려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도 있다니 그저 허탈하다. 

20대 총선 여야 예비후보 가운데 무려 37%가 전과 경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법자들이 법을 만들겠다고 나선 총선 판이었다. 아울러 가장 공정해야 할 법조계는 법조비리로 사회 정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관 후보자들이나 정부의 지도층들도 하나같이 온갖 비리에 연루돼 있다. 부동산·탈세·위장전입·비자금 등은 기본 비리세트가 됐다.

앞 다퉈 사회에 환원하는 다른 나라의 부자들에 비해 가족 간 재산 싸움·소송질은 기본이고 생계를 위해 애쓰는 영세상인과 서민들의 밥줄을 가로채는 한국판 '가진자들'의 갑(甲)질 횡포는 대조를 이룬다. 

게다가 최근 5년간 부모에게서 평균 1인당 1억2000만원의 재산을 물려받은 한국의 영유아와 미성년자가 2만명이 넘는다.

우리 사회를 끌어갈 지도층이 이렇다 보니 국가 성장 동력은 점점 약해지고 시민의식도 바닥으로 떨어진다. 지금 국민의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과 불만은 극에 달한다. 사회지도층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유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득권층은 그들의 지위만큼 이 사회로부터 누리고 얻는 것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당연히 사회에 대해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 

art_1477616190.jpg재벌들도 탐욕만을 앞세운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사업 관행을 중단하고 도덕적이고 올바른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이익과 출세만을 위하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들은 모두 특권만 누리려고 할 뿐 책임은 저버리고 기본 법질서조차 무시하고 있지 않은가.

황정애 대한은퇴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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